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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3-03 16:56:43
  • 수정 2020-03-03 17: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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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보훈방송=김희자 기자경남 하동군이 하동 대한독립선언서에 서명하고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하는 등 독립운동 지도자로 활약한 전 하동읍장 황학성(黃學性()·18961974·하동읍) 선생의 드러나지 않은 행적과 가족사를 100년 만에 밝혀냈다.

 

재야사학자 정재상 경남독립운동연구소장은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일환으로 하동군과 20183월부터 군내지역 미발굴·미포상 독립운동가 찾기 전수조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서울에 거주하는 황학성 선생의 손녀 황현숙(61·전 하동여고 교사) 씨가 제공한 자료와 자체 발굴 자료에서 선생의 가족사에 얽인 사연을 최근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황학성 선생은 19193월 하동에서 손위 처남 김응탁(金應鐸·18941950·건국훈장)과 박치화(건국훈장이범호(대통령표창정낙영(대통령표창정희근(대통령표창)을 비롯한 12명과 은밀히 모여 하동읍내 이병홍(양보면) 선생의 사무소에서 대한독립선언서를 작성하고 서명했다.

 

이후 318일 하동장날 장터에서 하동·광양 지역민 1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미리 준비한 태극기를 나눠주고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후 만세시위를 펼쳤다.

 

선생의 손위 둘째처남 김응탁(적량면)과 만세운동을 비밀리에 도운 손아래 셋째 처남 김승탁(金承鐸·19001943)은 체포돼 고초를 겪은 후 만주로 망명해 독립운동을 이어갔다.

 

그리고 큰처남 김경탁(金景鐸·1890?)과 넷째 김중탁, 다섯째 김성탁, 여섯째 김정탁은 국내와 중국을 넘나들며 독립자금 모집과 민족문화 운동을 펼쳤다.

 

김경탁은 보성전문학교(현 고려대) 출신 독립운동가 방정환·이승훈·안희제·윤주석 등과 한시회(漢詩會)를 열며 시국을 논했다.

 

다섯째처남 김성탁(金聖鐸·1910?)은 황학성의 집에서 20년 가까이 기거하며 선생의 독립운동을 밀착해 도왔다.

 

중국에서 활약한 둘째처남 김응탁은 체포돼 1년간 옥고를 치렀다. 손아래 처남 김승탁은 만주에서 조선인 학교를 설립, 민족 해방운동을 이끌다 1943724일 일본군에 의해 피살 순국했다.

 

이보다 앞서 황학성은 대한제국 때 일본으로부터 빌려 쓴 외채 1300만원을 갚기 위해 벌인 거족적인 애국운동인 국채보상운동을 적극 지지하며 하동에서 여종엽·경엽 형제와 황두연 등과 모금운동을 벌였으나 통감부의 압력과 일진회의 방해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러한 활동 등으로 일제의 탄압이 지속되자 처갓집 장인어른은 집안을 어지럽힌다며 참다못해 시집간 선생의 처 김초아(金初阿)와 선생의 동지였던 손위 처남 김응탁을 호적에서 파 버렸다.

 

이름 자체를 아예 호적등본에서 지워버리고 부모와 자식 간의 연을 끊은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선생의 장인어른 김의현(金義玹)의 당시 호적등본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정재상 소장은 선생의 장남 황규현(100·서울 거주) 전 하동고등학교 교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전하며 부친(황학성)과 외숙(김응탁·김승탁 6형제)들이 일제와 맞서 싸움으로써 집안이 풍비박산 났고, 외가는 일제의 혹독한 감시와 핍박 속에 살아야 했다그로 인해 외조부는 우리 가족의 외가 출입을 막아 모친(김초아)은 친정에 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선생의 장인은 자식들에게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을 쓴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료를 제공한 손녀 황현숙 씨는 “3·1운동이 일어난지 10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조부의 의로운 행적이 잊히는 것이 안타까워 하동군과 경남독립운동연구소가 추진하는 독립운동가 재조명에 함께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상기 군수는 독립운동과 인재양성 지역사회를 위해 일신을 바친 황학성 선생의 숭고한 뜻이 계승될 수 있도록 경남독립운동연구소 정재상 소장과 함께 정부서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희자 기자 khj-pizz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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